벼랑끝 중국 경제… 청년실업률 치솟자 공개 중단까지

 두 달 만 정책금리 인하·유동성 공급


부동산발 위기 확산 막겠다는 취지
美 기업들 “이미 중국발 타격 입어”
중국 청년들이 지난 4월 중국 남서부 충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하면서 고용 통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16~24세 청년실업률 공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단기 정책금리를 인하한 건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부동산발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침체는 디플레이션을 가속할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우차오밍 중국 재신연구원 부원장은 15일 인민망에 “이번 금리 인하는 내부균형과 외부균형을 두루 고려한 조치”라며 “특히 내부균형을 앞에 두고 안정적인 성장과 내수 확대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는 수요를 자극해 기업과 주민의 신용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며 “은행이 직면한 금리 제약을 완화하고 신용 공급 능력을 향상시켜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유도하고 연쇄적으로 기업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부동산 시장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부동산 시장 지원을 위해 5년 만기 LPR을 인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3년간 유지했던 코로나 봉쇄를 풀고 뒤늦게 경제활동을 재개했지만 기대만큼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7월 주요 지표를 발표하면서 청년실업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국은 청년 중 재학생이 늘어 고용 통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를 댔지만 실제로는 당과 정부에 불리한 여론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3기 최악의 청년 실업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청년 실업을 산출하는 연령 기준과 방식 등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 4월부터 석 달 연속 20%를 웃돌았다. 취업과 결혼 등을 포기하고 가만히 누워 지낸다는 ‘탕핑족’이나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캥거루족’ 등을 취업 의사가 있는 노동인구에 포함하면 실제 실업률은 50%에 육박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경제의 영향을 받는 미국 대기업들은 매출 약세를 보이는 등 이미 타격을 입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기술기업 다나허의 레이너 블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자사가 생산하는 바이오 기기와 관련해 “중국에서 주문이 올해 1분기 20% 감소했으며 2분기에는 40% 내려갔고 6월에만 50% 급락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전체 매출의 13%가량을 차지하던 중국 부문이 올 2분기 10% 감소했다”며 “하반기에도 상황이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화학기업 듀폰의 올 2분기 중국 판매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장비 공급업체인 캐터필러는 올해 중국 실적 전망치를 계속해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실적은 통상 전체 매출의 5∼10%를 차지한다. 짐 엄플리비 캐터필러 CEO는 “중국 부문이 더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SJ는 “기업인들은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도 매출이 감소하는 등 전 세계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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